끄적이기 45

나의 전세 재계약기(3)

제가 갈 수 있는 집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저는 '될 대로 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집도 알아 보지 않았습니다. 부동산도 더 이상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만사가 귀찮았습니다. 월세라도 알아봐야 하나... 다달이 나가는 월세금은 어떻게 내야 하나... 내가 취업만 되었어도 월세금 걱정은 하지 않았을 텐데... 아니, 취업이 되었어도 월세금은 꽤 부담스러운 것이었겠지?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바로 그렇게, 낙담하고 있는 제게 무려 집주인 할머니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습니다. 저는 '아 집이 팔린 건가...'라고 생각하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의외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할: 어... 총각 잘 있었어? 나갈 집은 구했고?나: 아뇨 아직이요... 집은 사신다는 분이..

당신의 민의는 어떻게 왜곡되는가?

언제나처럼 인터넷에서 놀고 있던 도중,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저희 동네 총선 여론조사 결과였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04/2016030400187.html 이 조사에 의하면, 서대문을은 정두언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강래 후보를 9% 정도 차이로 가볍게 이기는 것으로 나옵니다. 더도 덜도 없이 딱 한 줄 나오지요. 야당은 그저 맥없이 서대문을에서 패할 것이다. (최근 이슈의 중심에 잠깐 섰던) 현역 정두언 후보가 서대문을에서 편하게 승리할 것이다. 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이 기사에서 의문이 한 가지 들었습니다. 과연 정말로, 이 기사는 서대문을의 민의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요인으로 인해 민의가 정..

나의 전세 재계약기(2)

부동산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단골 부동산이 있었고, 그 곳에서 친절히 안내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이 친절한 것과는 별개로, 오늘날 부동산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에 저의 상황과 조건을 말씀드렸습니다. 부동산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전세가 물량이 없다. 그래도 한 번 알아보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요새는 월세가 대세다. 뉴스에서 말로만 글로만 보고 듣던 것과 체감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말 전세 시장은 말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전세는 나오지 않고, 저는 초조했습니다. 집 주인 할머니는 자꾸 전화해서 언제 나갈거냐 독촉하고, 정작 기다리는 부동산의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부동산에 찾아갔습..

나의 전세 재계약기(1)

지난 2월, 저는 지금 사는 집 전세를 재계약했습니다. 저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명지대학교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이 집은 낡아빠진 빌라 3층에 있습니다. 방 세개에 작은 거실 겸 주방, 빨래건조대를 놓으면 꽉 차는 베란다, 화장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세금은 1억원입니다. 사람들은 제가 사는 이 동네가 서울에서 가장 집값이 싼 동네라고 하더군요. 그럴 만한 동네입니다. 지하철역도 멀고, 버스 교통도 좋지 않고, 대학 근처라기엔 놀 것도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2월 28일부로 집 계약이 끝나던 상황이었습니다. 최근 전세가가 많이 오르는 추세였기 때문에, 저 역시 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계약이 끝나면 이 낡고 허름한 집도 전세금을 올려 달라고 하겠지? 이..

필리버스터 중단을 바라보며

더불어민주당이 150시간 넘게 끌어오던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고 한다. 총선이 코앞이기 때문에 선거구 획정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이념 싸움 아닌 경제 싸움으로 총선을 치르자고 한다. 필리버스터는 출구가 없는 싸움이다. 그 싸움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필리버스터는 원래 그런 것이니까. 정치를 합의로, 조정으로 바라보지 않고 이권싸움으로 바라보는 새누리와 일당들을 상대한다. 그들은 늘 극단적인 싸움을 한다. 거기에 더민주는 늘 진다. 져 준다. 어떤 이슈든 새누리의 승리로 비춰진다. 새누리의 치킨게임에 더민주는 늘 유약하다. 그랬던 더민주가 가지고 나온 초강수가 필리버스터였다. 새누리의 치킨 게임의 더민주 버전 비슷한 것이었다. 그러나 보다 품격있고, 정제된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