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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X책]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뉴스룸 X 뉴스의 시대

보라돌이입니다 2016. 4. 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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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우리나라 언론 상황을 말할 때 자주 쓰이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언론 상황은 어느 한 쪽으로 확실히 기울어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언론은 보수적으로 확실히 기울어져 있어서, 정치 경제적으로 진보적인 이들에게 불리한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보수 언론은 보수적인 논조의 기사를 쓰고, 보수적인 시각에서 모든 이슈를 바라보고 처리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들의 보수적인 시각에 노출됩니다. 이러한 시각이 강제되고, 이로 인해 우리 국민들은 우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울어진 운동장론 입니다.



미드 뉴스룸의 첫 회는 한 대학에서 강연을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한 대학생이 왜 미국이 가장 위대한 나라인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ACN 방송국의 메인 뉴스 진행자 윌 맥어보이는 이 질문에 대답을 피합니다. 그러나 집요한 사회자는 대답을 강요하고, 결국 윌은 미국은 위대한 나라가 아니다라는 초유의 답변을 하고 맙니다. 윌은 미국이 위대한 나라라는 말은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이 아니니까요. 미국에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고, 윌은 그것들을 지적해 갑니다. 문맹률, 유아사망률, 인구당 감옥에 가는 비율 등.



사실 윌은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사람입니다. 극중에서 그는 미국 전체에서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뉴스 방송의 진행자입니다. 그의 방송은 많은 이들이 봅니다. 그것은 윌이 자신의 방송에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뉴스들을 많이 다루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를 고용한 사장도 윌과 그의 방송을 좋아합니다. 돈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런 윌이, 언론인으로서의 중립과 시청률을 중요하게 여기는 윌 맥어보이가 미국은 위대한 나라가 아니다라는 초유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왜 이렇게 말했을까요? 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스위스의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뉴스의 시대에서 뉴스와 언론의 역할에 대해 말합니다. 그는 언론이 단순히 중립을 지키는 일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단순히 사실만을 전하는 데에 만족해서도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사실을 전해주는 일은 이미 충분합니다. 알랭 드 보통은, 언론이 뉴스를 전하고, 뉴스의 본질을 파고들고, 그 뉴스의 본질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전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중립이라고 그는 주장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윌 맥어보이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 대신 진실을 말한 것입니다. 강연장에 모인 청중은 미국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위대하고, 우리는 위대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습니다. 그렇지만 윌은, 알랭 드 보통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뉴스는, 언론은, 그런 것이 아니니까요. 진실, 그리고 그것의 본질, 그것이 우리 삶에 끼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뉴스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언론의 진정한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언론 환경을 봅니다. 모든 이슈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우리 언론 환경을 봅니다.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 진실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생각할 때, 그것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닙니다. 진실의 본질의 깊이 대신 가볍고 소소한 웃음 따위를 선택할 때, 그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닙니다.


언론과 뉴스의 소비자인 우리 자신을 봅니다. 언론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언론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언론이 우리의 생각과 의견을 휘두를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언론 소비자로서의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알랭 드 보통과 윌 맥어보이는 바로 그런 언론 소비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진실의 깊이를 아는 언론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언론 역시 바로 그런 언론 소비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자몽(zamong.co.kr)에서 같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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