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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X책]우리에게 학교란 무엇인가?-데드풀 X 김예슬 선언

보라돌이입니다 2016. 3. 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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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의 주인공 데드풀은, 원래는 돈을 받고 일을 해주는 용병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해 주는 사람이었죠. 그런 그가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 된 이후로, 그는 오직 자기 자신의 복수만을 위해 그 힘을 사용합니다. 영화 데드풀은 용병 웨이드 윌슨이 데드풀이 되게 된 이야기, 그리고 데드풀이 복수와 사랑을 위해 싸우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꽤 단순한 구성이지만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특징이 잘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데드풀은 약간 미친 것 같은 행동과 깨알 같은 유머로 재미를 선사합니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콜로서스는 소위 말하는 진지충에 가깝고, ‘틴에이지 네가소닉 워헤드는 사춘기 10대의 까칠한 모습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엑스맨 시리즈에도 등장한 바 있는 콜로서스는 이 영화에서도 꽤 비중이 큽니다. 바로 데드풀에게 설교를 늘어놓는 역할로 말이지요. 자비에 교수가 이끄는 엑스맨으로서 활동하는 콜로서스는, 이상 행동을 일삼는 데드풀에게 너의 힘을 그렇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잔소리를 해댑니다. 물론 데드풀은 그에 맞서 촌철살인의 유머를 보여줍니다. 관객들은 이 모습에서 재미있어하지요.

콜로서스는 전형적인 영웅입니다. 힘센 강철 인간. 정의와 평화의 사도. 모두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히어로. 그는 그런 영웅의 할 일을 어디에서 배웠을까요? 바로 자비에 교수의 영재 학교입니다. 그곳은 사실 영재 학교가 아니라 돌연변이 학교지요. 그곳에서 배우며, 콜로서스는 전형적인 영웅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몇 년 전, 한 학교에 붙은 대자보가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로 시작되는 글이었습니다. 그 글을 쓴 사람은 당시 고려대학교를 다니던 김예슬씨였습니다. 그 글을 끝으로, 그녀는 대학을 그만두었습니다. 언론, 인터넷 여론, 대학 등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그녀의 그만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같은 이름의 책으로도 나와, 많은 이들이 그녀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녀의 책에서 끊임없이 개인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더 정확히는, 뭉뚱그리기를 강요하는 세상에 맞서기 위한 개인으로서의 투쟁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투쟁은 싸움이 아닌 눈물과 고민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가 다 대학을 가서 대학을 가고, 모두가 다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고 해서 좋은 대학을 갔습니다. 세상이 자본주의 사회라 일보다 꿈보다 돈을 위해 달렸습니다. 미국말이 제일인 세상이라 누구나 토익을 공부하고, 좀 더 잘난 사람들은 누구나 미국으로 유학을 갑니다. 그것이 기준이 된 세상. 그것이 최고의 가치가 된 세상에서 청년 김예슬은 숨이 막혔습니다.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는, 길들여져 가고 있는 대학이 답답했습니다. 슬펐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결국, 대학을 거부해버리기로 한 것입니다.

학교에서, 우리는 콜로서스가 되어 갑니다. 전형적인 사람. 학교가 말해주는 그 가치에 충실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세상이 바라보는 영웅이 됩니다. 그렇지만, 영화 데드풀의 관객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콜로서스보다 데드풀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모두 하나의 기준으로 달려가는 세상, 재미있나요? 김예슬이 슬퍼하던 그 세상, 그 대학, 그 학교.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어느 유명한 학교의 표어가 있습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우리의 대학이, 학교가, 우리를 얽매기보다 자유롭게 해 주는 곳이기를 바랍니다.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각자가 하나의 기준을 가지지 말고, 그것을 깨부수며 살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 학생 자신과 바라보는 이들이 함께 재미있고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데드풀이, 김예슬이 그랬듯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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