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책리뷰] 책 이게 뭐라고 – 유튜브 시대에도 글에는 힘이 있다

보라돌이입니다 2022. 9. 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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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 , 이게 뭐라고

작자: 장강명

출판사: Arte

가격: 15,000(종이책)

 

이 책은 소설가인 장강명 작가가 팟캐스트 ', 이게 뭐라고'의 진행자가 되었다가 그만두기까지의 겪은 일들, 그리고 그 방송에서 소개했던 책과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존에 진행자였던 후배 기자의 후임으로 들어가게 된 팟캐스트 진행자의 자리. 거기서 장 작가는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깨닫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새로 시도하는 것도 생기는 등 일련의 일들을 겪습니다.

 

 

장강명 작가가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며 생각하는 주된 주제는 '말하고 듣는 인간' '읽고 쓰는 인간' 사이의 차이입니다. 읽고 쓰는 매체인 책을 주제로 했지만 팟캐스트는 말하고 듣는 방송입니다. 특히 책을 주제로 하는 만큼 작가들이 게스트로 많이 나오고, 게스트 작가들 중에는 말을 유창하고 능란하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도 많습니다. 장강명 작가 본인도 진행자임에도 불구하고 팟캐스트 진행자에 맞는 말하기 방법을 몰라 헤메기도 하고, 자기 책을 홍보할 때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면서 장강명 작가는 말과 글, 말을 다루는 세계와 글을 다루는 세계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해 나갑니다. 책의 인기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왜 책 관련 유튜브나 팟캐스트는 인기있는가? 오래되고 인기 없는 매체인 책의 미래, 작가의 미래, 읽고 쓰는 세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장강명 작가는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면서 고민의 깊이를 더 넓고 깊게 해 갑니다.

말하고 듣는 세계는 없어지고 흩어지는 세계입니다. 그렇기에 그것은 가볍고 편안합니다. 그리고그렇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읽고 쓰는 세계는 견고히 견디는 세계이지만 그렇기에 단단하고 차갑게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습니다. 팟캐스트와 책, 그리고 책 팟캐스트. 읽고 쓰기와 말하고 듣기 사이의 세계에서 장강명 작가는 두 세계와 그 세계들 사이의 자신에 대해 점점 또렷하게 알아 갑니다.

 

말하고 듣는 시대 앞에 선 읽고 쓰는 사람

읽고 쓰는 장강명은 에필로그에서 소크라테스를 만납니다. 그는 말로 가르침을 내렸고, 그것을 적은 것은 제자인 플라톤이죠. 소크라테스는 글로 적은 것은 굳어 있는 것이니, 말이란 글보다 우월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말하고 듣는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장강명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과 그의 가르침을 향연‘을 통해 읽었기’ 때문이죠.

 

, 이게 뭐라고. 장강명 작가는 읽고 쓰는 자신을 물에서 올라온 물고기에 빗댑니다. 길고 복잡한 언어는 우아하고 아름답게 우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책이란 작가에게는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을지라도, 더 멋지고 단단하고 우아하게 살아갈 힘을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 줄 매체가 바로 책이라는 것이 장강명의 결론인 것입니다.

 

읽고 쓰는 언어는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전직 기자이자 소설가인 장강명이라는 사람은 읽고 쓰는 것이 익숙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말하고 듣는, 보다 부드러운 언어 생활을 좋아하는 데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트렌드처럼 보이지만, 소크라테스도 공자도 예수님도 부처님도 다 말하고 듣는 사람이었다는 데서 드러나는 것처럼 새로운 트렌드가 아닙니다. 원래 사람들은 읽고 쓰는 것보다 말하고 듣는 것을 좋아하고 편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읽고 쓰는 것이 없으면, 사람은, 세상은 단단해지지 않습니다. 강해지지 못합니다. 후대에 전달되고 사상이 되지 못합니다. 읽고 쓰는 것이 분명 힘이 있다는 것, 그 힘이 사람을 더 낫게 한다는 것을 장강명 작가는 알게 된 것입니다. 읽고 쓰는 세계를 다루는 말하고 듣는 매체를 진행하는 중에 말입니다.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글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될 것이고, 말하고 듣는 데에 가까운 사람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에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라면 모두 언어생활을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층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들이 많은 언론에서 나오곤 합니다. 이 책 책 이게 뭐라고‘를 통해 나의, 우리의, 우리 세대의 언어생활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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