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책] 담담하게 읽는 할머니의 이야기 – 그러라 그래

보라돌이입니다 2022. 8. 8. 23:06
반응형

   한국사람 치고 양희은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렇기에 그러라 그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양희은의 모습을 이야기 준다. 동시에, 우리가 모르는 양희은의 모습 역시 보여준다. 이것은 마치 할머니가 자기 얘기를 주는 같다.

 

  우리 할머니에 대해 생각해 보자. 나는 분명 우리 할머니에 대해 알고 있다. 동시에, 우리 할머니에 대해 모르는 모습도 분명 있다. 젊은 시절의 할머니, 할머니가 가진 마음의 상처, 할머니의 친구관계 같은 것들. 책에서 느낀 것은 바로 이런 느낌이다. 그리고 할머니가 주는 할머니 이야기는 아는 이야기도 모르는 이야기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양희은이 말해주는 할머니 양희은을 읽게 된다. 그녀의 젊은 시절부터 저번주에 만난 친구 이야기까지 할머니의 자기는 시공간을 넘나든다. 우리는 젊은 시절의 양희은을 추억하는 이야기를 읽는다. 사고와 질병으로 죽음의 고비를 겨우겨우 넘긴 30대의 양희은의 이야기를 듣는다. 자동차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직후 또다시 마주친 병마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병을 이기고 일어난 이야기는 일견 담담한 듯하나 속에 있는 아픔 또한 글에서 헤아리게 된다.

 

  또 책에서는 음악인 양희은과, 특별히 음악인 양희은의 은인들을 만날 있다. 노래하는 것이 좋았던 가난한 대학생 양희은에게 무대를 만들어 주고, 돈을 있게 주고, 힘과 위로를 건넨 많은 음악인 동료들. 그들과 음악으로 교감하며 양희은이 겪고 느낀 많은 일들이 속에 담겼다.

 

  이 책이 양희은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 여성시대‘에 기고한 글에서 만큼, 라디오 DJ 양희은의 모습도 빠질 없다. 사실 라디오 DJ 양희은은 그녀의 모습이라기보다 청취차들의 사연에 공감하며 나오는 반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DJ 양희은이 각별해 보이는 것은 아마 라디오 프로에 대한 양희은의 사랑이 매우 각별한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희은은 그녀의 노년의 모습도 선선히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할머니 양희은은 자신의 학창시절 친구들, 연예계 선후배들, 동료 할머니들과 노는 것을 좋아한다. 할머니들끼리 만나서 수다 떨고 모습을 읽은 나는 마치 우리 어머니나 할머니가 친구들과 노신 이야기를 들은 마냥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아무리 대단한 원로 연예인이라 할지라도, 결국 할머니인 것이다.

 

  양희은의 에세이집 ‘그러라 그래’를 읽으며, 나는 진심으로 양희은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여러 이유로 굴곡이 심한 삶을 살았던 모습을 담담하게 말해준 그녀가 노년의 행복을 누리며 사는 모습을 읽을 진심으로 평온한 기분을 느꼈다. 마치 비바람이 몰아치는 길을 지나 집에 들어왔을 때의 안정감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책을 읽는 사람들도, 그리고 책을 써서 우리에게 보여준 양희은 할머니에게도 평안과 행복감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