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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돈에 대한 기독인의 솔직한 고백 – 복음과 상황 2월호

보라돌이입니다 2022. 3. 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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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음과 상황의 2022 2 주제는 돈‘이다. 사람은 누구나 돈이 필요하다. 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와 같다. 피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듯이, 세상 사람 모두가 돈이 필요하다. 그리고 돈이 흐르지 않으면 사람은 여러 의미로 죽는다. 물리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때로는 정신적으로든. 피가 많아서 죽었다는 사람은 들어본 없어도 피가 없어서 죽었다는 사람은 들어본 적이 있다. 그처럼 돈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그리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가지면 좋으니 가지려고 한다. 그렇게 돈을 쌓아 두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복음과 상황 2월호는 바로 상황, 피같은 돈이 누군가는 너무 없고 누군가는 아주 많은 상황을 우리 기독인은 어떻게 보고 있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

 

사람과 상황에서는 각자의 월급 10분의1 모아모아 n분의 1 나누는 희년소득을 실험하는 러빙핸즈 구성원들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같은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도 벌어지는 경제적 격차를 간접적으로나마 해소해 보자는 모임이었다. 돈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아는 이들이기에, 역설적으로 돈에 대해 힘을 빼고자 하는 작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커버스토리에서는 돈에 대한 다양한 기독인들의 고민들을 담았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다가 지금은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분의 이야기가 번째였다. 없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돈을 공부하며 동시에 자본주의 하나님 나라를 사는 것에 대한 고민스러운 마음을 숨김 없이 밝혔다.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아무리 일해도 노동소득보다 자본소득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축적이 얼마나 강력한 힘이 되는지 설명한다. 세번째 이야기에서는 근원부터 불의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고 모으는 것은 이미 악한 일일 있음을 말한다. 마지막 이야기는 세금을 내는 행위를 통해 약자를 간접적으로 돕는 연대를 행할 있음을 세무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한다.

 

나에게 던지는 질문: 돈과 자본 앞에 진솔할 수 있는가?

 

돈이 인생의 최우선이 문화. 문화 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이야기가 나의 생활과 맞물려 와닿았다. 돈에 휘둘리며 사는 기독인은 정확히 나에게 들어맞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카드 포인트 몇천원에 즐거워하고, 당겨 카드값이 돌아오는 날이 되면 어디 나올 없나부터 생각나는 사람. 그러면서도 돈에 의연한 대단한 기독인인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 그것이 나다. 그리고 그런 위선적인 나이기에, 돈에 흔들리는 자신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러빙핸즈 사람들과 공인중개사분의 모습이 감사했다.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누군가 나에게 돈에 관해 인터뷰를 제안한다면 나는 저렇게 진솔하게 대답할 있었을까? 단연코 아니라고 말할 있다.

 

늘어만 가는 빈부 격차와 자산 격차 속에서 그리스도인들부터 줄이는 삶을 수는 없을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의 모습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본다. 불안한 미래 앞에 자산을 모으는 것이 어디까지 옳은 일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상술했다시피 돈이란 것은 많을 수록 좋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기독교는 다르게 가르치지 않는가,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고 가르치지 않던가. 그런데 기독인인 나는 자본주의의 가르침이 타당하게 느껴진다. 자본이 노동을 압도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 속에서 나도 자산으로 벌며 하며 살고 싶다. 넉넉하게 벌고 싶고 편히 살고 싶다. 그것이 잘못일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머리와 가슴이 충돌하고, 배운 것과 본능이 충돌한다.

 

작은 나눔이 주는 큰 위로

 

일부러 이렇게 꾸민 것인지, 아니면 공교롭게도 이렇게 구성된 것인지 몰라도, 커버스토리 뒤쪽에연재되는 시리즈 이야기에서 나는 충돌이 어느정도 잦아드는 것을 느꼈다. 가톨릭 신학자 라너에 대한 소개글에서였다.

 

라너는 일상 속에서의 거룩함이란 위로부터, 신으로부터 내려오는 계시보다는 삶을 살면서 행하는 나의 작은 내어줌, 행동에서 보여지는 작은 가치들이라고 말한다. 나의 일상에서 내가 작은 실천을 하는 것이 , 비록 내가 깨닫거나 느끼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기적인 중력에서 해방시키시는 신의 능력 속에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위로인가. 비록 돈을 두려워하고 부유하고 싶은 나의 모습이 기독인으로서 스스로 부끄러워 보일 있다. 그러나 작은 나눔, 작은 실천이 나를 잠깐이라도 이기심에서 해방시켜 하나님께 나아가게 한다. 앞에서 부끄러운 나의 모습을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다독이심 같아 더더욱 부끄럽고 동시에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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