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책] 글과 일상을 사랑한 사람 - 출근길에 썼습니다

보라돌이입니다 2020. 9. 1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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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쁜 일상, 정신없는 생활 속에서 책과 글에서 멀어지곤 하지만, 다시 글을 가까이 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글이 주는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것만이 채워지는 어떤 공간이 마음 속에 있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썼습니다 저자 역시 그런 사람일 것이다. 

 

저자는 도시의 생활에 매몰된 직장인이다. 동시에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글을 시간을 찾던 저자는 그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 출근 시간을 발견한다. 통근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저자는 글을 쓴다. 글을 아내에게 카톡으로 보내면 아내가 퇴고를 도와준다. 짧은 시간이지만 저자는 글을 쓰는 행복을 만끽한다. 작지만 행복감이다. 책은 그렇게 쓰인 짧은 글들이 모인 것이다. 

 

출근길에 썼다는 제목에서 보이듯이, 책의 주된 글감은 매일매일의 출근길이다. 매일 똑같지만 새로운 풍경들, 기억들, 냄새, 사람들을 가지고 저자는 예쁜 글들을 모아 왔다. 나무와 , 까치와 비둘기, 풀벌레와 달팽이, 통근버스와 버스를 함께 타는 동료들을 저자는 사랑을 가득 담아 관찰한다. 힘들고 때로 괴로운 출근길의 풍경임에도 책에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저자의 시선이 듬뿍 담겨 있다. 일상의 요소 하나하나를 아름답게 바라본다. 저자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책의 따뜻함은 저자가 얼마나 책과 글을 사랑하는지를 보여준다. 책의 맺는 글에서 저자는 이렇게 적었다. 

“‘ 이야기를 좋아하는가?’라고 자신에게 묻는다. 그저 즐거워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이야기를 짓는다. 출근길과 가족과 보내는 시간 아니라 모든 일상에서 이야깃거리를 찾을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출근이라는 행위는 대체로 하기 싫은 일이다. 지겹고 괴로운 회사로 가야 한다. 아침시간은 매일같이 빠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힘든 매일 아침을 아름답고 예쁘게 적었다. 글을 쓰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지겹다 마디로 정리될 것인데, 저자는 매일매일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면서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글과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엿본 같아 기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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