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기/정치, 시사

맨부커상을 받은 작가 '한강'-그녀를 대하는 우리의 모습

보라돌이입니다 2016. 5. 1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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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설을 많이 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가 '한강' 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세계적 권위를 가진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뉴스를 봤을 때 '아 그렇구나. 원래 유명했던 작가였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기존에 소설을 많이 읽던 이들에게도 유명한 이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녀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사실 최근작이 아닌 2007년작이었습니다. 여러 뉴스에서는 그녀의 작품에 대한 기존의 평가나 흥행성적(이 단어가 적절한지 모르겠네요)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언론이 보도하는 것은 맨부커상의 평가, 맨부커상이 얼마나 대단한 상인지, 오르한 파묵('내 이름은 빨강'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터키 작가)을 제치고 한 작가가 상을 받은 일, 부모와 오빠와 남편 모두 문학 관련 종사자라는 등의 이야기들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작품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가십에 가까운 것들입니다.


또 한 가지 언론이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은 '한국 문학의 경사'라는 것입니다. 한강 작가와 그의 작품이 인정을 받은 것은, 한국 문학 전체가 인정을 받은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한 작가가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모습, 그가 이렇게 인정을 받기까지 걸어온 삶의 여정들을 보며, 누군가는 위로를 누군가는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치 박찬호 선수가 IMF 금융위기로 힘들어하던 많은 한국인들의 희망이고 자긍심이 되어 주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출처: 소금인형의 세상 톡(http://live-view.tistory.com/186)


그렇기에 한 작가의 쾌거가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문학의 저변을 넓혀야 합니다. 문학인들은 국외로 한국 문학을 소개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 문학을 우리 안에서 기반을 탄탄히 해야 합니다. 문학은 작가와 독자가 함께 할 때 비로소 그 지평이 넓어지는 것입니다. 단순히 외국의 대단한 문학상에서 상을 받았기 때문에 반짝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 문학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들린 오늘, 저는 또다른 뉴스를 접했습니다. 베스트셀러 시인 최영미씨가 페이스북에 자신의 생활고를 털어놓았고, 그에 대해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보였다는 뉴스였습니다. 


'명색이 베스트셀러 시인인데'…최영미 "생활보조금 받아요"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5/18/0200000000AKR20160518107700005.HTML>


문학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 우리는 한강 작가가 우리 문학에 끼칠 긍정적 영향력을 기대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유명한 사람이 한 사람 더 늘어난 것 뿐인지. 고민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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