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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3 총선] 선거 트렌드 2. 지역주의

보라돌이입니다 2016. 4. 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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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전체에 총선 열기가 가득 찼습니다. 총선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뽑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자신을 대표해 줄 후보들을 엄정히 골라 뽑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각 후보의 공약을 확인하고, 경력을 확인하고,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합니다. 


그런데, 막상 선거에 들어가면 국민은 자신을 대표할 후보와 정당에 제대로 투표하지 않습니다. 대신, 막연히 감정에만 호소하는 후보와 정당에 투표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런 막연한 감정에 표를 주는 것은 선거를 제대로 치르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국민이 선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하게 하는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늘은 '지역주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정당들은 '전국정당'을 추구합니다. 전국정당이란 일정 지역이 아닌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말합니다. 정당이 지역에 묶여버리면 정치력을 발휘할 때 큰 제약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선거때가 되면 상황이 다릅니다. 각 정당들은 일정 지역에 기반을 두는 것을 넘어, 지역에 기생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칩니다. 특정 지역에 기생하면 적어도 일정 정도의 표는 보장되기 때문이지요. 이런 정당들 때문에 우리나라에 지역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기도 합니다. 




1992년 겨울,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김기춘과 정부 관계자들이 부산의 초원복국집에 모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김기춘은 그 자리에서 '민간에 지역감정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말입니다. 부산, 울산, 경남은 원래 야권 성향의 지지가 강한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당의 대선 후보인 김영삼을 당선시키기 위해 김기춘은 지역감정을 이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것은 적중하여 결국 92년 대선에서 김영삼이 당선합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지역주의 비극의 시작입니다. 




1995년 지방선거에서, 김종필이 이끄는 자유민주연합, 속칭 자민련은 충청, 강원도의 대부분 의석을 차지합니다. 사실 김종필은 그가 기존에 속해 있던 민주자유당의 젊은 의원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군부 독재에 참여했던 구시대의 인물이라는 것이 주된 비판꺼리였습니다. 그렇기에 김종필은 민자당을 떠나 자민련을 만든 것이지요. 95년 선거에서 자민련이 충청, 강원을 휩쓴 주된 이유는 '충청도 핫바지론'입니다. 호남, 영남의 정치적 영향력 사이에서 충청도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청도 당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지요. 그러던 자민련은 결국 2004년 몰락해버리고 맙니다. 결국 자민련은 초원복국집과 함께 지역주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최근 국민의당에 붙은 별칭이 '호남 자민련'입니다. 국민의당을 구성하는 대다수가 호남 출신인데다, 국민의당이 지지도를 얻는 대부분의 지역이 호남 지역이기 때문이지요. 




국민의당이 과연 전국정당이 될 수 있을까요? 각 선거구의 여론조사를 볼 때, 그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국민의당 후보의 수도권 지지도는 안철수 대표를 제외하고는 10% 미만이 대다수입니다. 이렇게 되니,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 외쳤던 안철수 의원의 일성이 무색해집니다. 안철수 대표는 '정권교체 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국민의당을 창당했죠. 그러나 지금 현실은 더민주, 정의당 후보들의 발목이나 잡는 정당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국민의당의 행보에서 자민련이 오버랩되는 이유는 비단 지역주의 때문만은 아닙니다. 자민련과 국민의당 모두 기존 정당으로부터 '반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당이라는 것이 같습니다. 게다가 두 당 모두 전국 정당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반대만을 외치는 지역정당에 미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정치를 해치는 지역주의는 분명 타파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정당부터 타파해야 합니다. 자기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지역을 이용해먹는 나쁜 정당들에게 표를 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나를 위해 일하는 진짜 바른 정당을, 의원을 뽑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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