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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로 다른 욕망들이 부딪힌다-남산의 부장들

보라돌이입니다 2020. 1. 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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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1026일 박정희대통령 암살사건. 이 사건의 배후에는 과연 어떤 사람들의 어떤 일이 있었는가? 영화 남산의 부장들 10.26 사건 이전 40일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영화적 각색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남산의 부장들은 당시 권력의 최상층에 있던 사람들이 보여주는 욕망의 덩어리들을 보여준다.

 

청와대, 중정, 워싱턴, 파리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은 박 대통령이 막대한 돈으로 미국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한 코리아 게이트미 하원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비리를 폭로한다. 이에 박 대통령은 격분하지만 현 중정부장 김규평은 그를 만나 사건을 조용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규평은 박용각을 만나고, 그가 쓰고 있던 회고록을 받아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어떤 음모로 인해 박용각의 회고록은 일본에서 출간되어 버리고, 박 대통령의 수족처럼 굴던 경호실장 곽상천은 김규평이 가지고 있던 2인자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그러던 와중 박용각은 파리에서 실종되어 버리고, 곽상천과 김규평, 대통령과 김규평의 관계는 점점 이상해져 간다.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김규평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부딪히는 서로의 욕망

 

박용각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박 대통령을 혁명의 배신자라고 칭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오히려 박용각을 배신자 새끼라고 부른다. 박용각의 회고록을 처리하러 온 김규평에게 박용각은 묻는다. “우리가 왜 혁명을 했어!”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누구도 이 질문에 답을 주지 않는다. 그들은 왜 혁명을 했는가? 각자가 각자의 이유로 혁명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이유들에 충실했을 그들. , 명예, 권력, 권력자가 주는 달콤한 말과 인정. 이 영화는 인물들의 욕망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계속해서 서게 된다. 그리고 이 욕망의 정점이자 배경이 되는 한 사람이 바로 박 대통령이다.

 

두괄식 구성, 그리고 이성민

 

사실 이 영화는 박 대통령이 아니면 성립할 수가 없다. 박용각을 내쳐서 미국으로 도망가게 한 것도, 김규평이 박용각을 만난 것도, 곽상천이 김규평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모두 박 대통령 때문이다. 박 대통령에게 이용당하기도 하고, 박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기 위해 무리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 영화는 사실 박 대통령이 주인공인 영화다. 영화 포스터나 광고에서 박 대통령 역의 이성민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진주인공을 숨기기 위한 감독의 작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권력을 둘러싼 인물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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