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

[책] '광장'을 통해 이 시대의 광장을 생각하다.

최인훈 작가의 소설 ‘광장’은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월북한 아버지를 둔 대학생 ‘이명준’을 통해 해방 직후의 남북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 작품의 제목인 ‘광장’으로 비유되는 남한과 북한은 참으로 답답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명준은 아버지의 친구의 도움으로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서울에서의 대학생활을 해 나갑니다. 그는 느닷없이 경찰에 끌려가 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갖은 고초를 겪습니다. 그와 같은 일을 겪으며 그는 남한 사회를 ‘더럽고 텅 빈 광장’에 비유합니다. 정치, 경제, 교육 모두 탐욕에 물들어 있는 사회의 모습이 그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이명준은 남한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월북합니다. 그러나 그 곳 북한은 남한과 달리, ..

책읽기 2017.03.16

[책] 삶에 대한 절제된 언어들. '라면을 끓이며'

김훈 작가의 글은 음악을 들으며 읽을 글이 아닙니다. 음악을 들으며 그의 글을 읽으면, 두 가지 음악을 동시에 듣거나 두 가지 글을 동시에 읽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김훈의 글에는 감정 표현이 자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글보다 감성을 깨워줍니다. 그의 글은 가지런하지만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칼같이 찌르는 것이 아닌 망치와 같이 묵직하게 때리는 힘입니다. 김훈 작가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를 읽으며 든 생각입니다. 김훈 작가는 '칼의 노래'로 알게 되어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글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힘이 너무나 좋은 작가입니다. 그는 소설 뿐 아니라 수필과 산문집도 내고 있습니다. '라면을 끓이며'의 주제는 '삶'입니다. 여러 모습의 삶들을 그렸습니다. 농촌의 삶, 어촌의..

책읽기 2016.07.20

[세월호 2주기] 하나님의 영광은 어디에 있는가?

비가 창문을 때린다. 세월호 2주기. 아픔과 절망의 날이다. 세월호는 우리 국민 대다수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다. 두려움과 절망도 주었다. 나라의 시스템이 우리 삶을 구할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 그리고 비극을 당한 사람들이 무관심한 혹은 무자비한 사회 앞에서 느끼는 절망. 많은 것을 시사한 세월호 사건 세월호 유가족 중에는 기독인들도 많이 있다. 교회에서 집사, 권사, 장로 직분을 가진 이들도 많다.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해 온 사람들도 많다. 예수를 믿는 이들. 이들에게는 지금 하나의 짐이 더 지워져 있다. 바로 교회다. 교회가 짐이다. 잊으라, 표현하지 말라, 그냥 살아가라 말하는 교회와 주변의 신자들은 이들에게는 크나큰 고통의 짐이다. 잊을 수 없고, 표현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고, 그냥 살아가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