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책] 아이들의 깨끗한 목소리-여드름 필 무렵

보라돌이입니다 2016. 7. 4. 12:48
반응형

저는 추풍령이라는 작은 마을 출신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5살때부터 추풍령에서 자랐으니 추풍령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합니다. 

추풍령은 좋은 마을입니다. 깨끗하고, 과일이 맛있고, 마을마다 숨은 이야기가 있고, 여름이 선선한 마을입니다. 제가 부자라면 여름 별장을 지어놓고 싶을 정도로 시원한 곳입니다. 그러나 추풍령에 아쉬운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마을이 갈수록 노령화되는 것입니다. 동네에는 아이들의 웃음보다 어르신들의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졸업한 추풍령초등학교, 추풍령중학교는 아이들이 없어 폐교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는 많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학교들과 다른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차별화를 시도하고, 추풍령이 가진 깨끗한 자연과 오랜 역사를 이용한 교육을 시도해 가는 것입니다. 

그 시도 중 하나가 오늘 소개할 책 '여드름 필 무렵'입니다. 추풍령중학교 국어선생님인 김기훈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만든 책 쓰기 동아리 '도담도담'이 쓴 책입니다. 


'도담도담'의 아이들은 김기훈 선생님의 지도 아래 자신들의 이야기, 동네 이야기, 영화를 본 이야기, 책을 쓰기 시작한 이야기, 도시에 다녀온 이야기 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글로 풀어 냅니다. 그들이 풀어 놓은 글은 얕지만 맑습니다. 마치 물이 맑아서 송사리 한 마리까지 다 보이는 작은 개울 같습니다. 아이들이 풀어 놓은 이야기들이 졸졸 흘러가는 동안, 독자는 그 글이 흘러가는 것을 따라가며 산뜻하고 깨끗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추풍령은 깨끗한 마을입니다. 그 마을에 사는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때가 묻지 않은 아이들입니다.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맑디 맑은 글. 가벼운 마음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