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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은 이야기, 여행은 삶 - 여행의 이유

김영하라는 작가가 유명하다는 것, 그의 책이 매우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라는 것,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처음 본 것은 방송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였다. 나른해보이는 얼굴로 한 마디 툭 던질 때마다 그와 함께 여행을 하던 출연자들은 감탄과 웃음을 내뱉었다. 그것은 방송을 보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말 참 잘 하네.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비로소 처음 김영하의 책을 읽었다. 이 책 ‘여행의 이유’를 읽으면서도 나는 방송을 보던 때처럼 감탄과 웃음을 얼굴에 머금었고, 글 참 잘 쓰네, 하고 생각했다. 이 책은 작가가 생각하는 여행에 대한 감상과 생각을 작가 본인의 여행기와 함께 엮어 낸 글이다. 김영하는 책에서 ‘늘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썼다. ..

책읽기 2020.09.08

[책] 삶에 대한 귀엽고 깊은 생각–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보노보노? 그게 뭐야? ‘좆같은 보노보노’라는 것이 한때 유명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대학 수업 발표 PPT에 해달 캐릭터인 ‘보노보노’를 배경으로 쓴, 너무 못 만든 발표물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이상한 인기를 끈 것입니다. 보노보노는 1986년부터 연재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인기가 있는 만화입니다. 아기 해달 보노보노는 이 만화 보노보노의 주인공이죠. 보노보노, 그리고 그 친구들인 무뚝뚝한 너구리 너부리, 분홍색 다람쥐 포로리가 숲 속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이 만화의 주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아무 내용도, 아무 자극적인 이야기도 없는 만화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지금까지도 받고 있습니다. 이 만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역시 철학적인 내용, 삶에 대한 고민, 무겁기만 한 일상의 고민들을 정..

책읽기 2017.10.22

[책] 삶에 대한 절제된 언어들. '라면을 끓이며'

김훈 작가의 글은 음악을 들으며 읽을 글이 아닙니다. 음악을 들으며 그의 글을 읽으면, 두 가지 음악을 동시에 듣거나 두 가지 글을 동시에 읽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김훈의 글에는 감정 표현이 자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글보다 감성을 깨워줍니다. 그의 글은 가지런하지만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칼같이 찌르는 것이 아닌 망치와 같이 묵직하게 때리는 힘입니다. 김훈 작가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를 읽으며 든 생각입니다. 김훈 작가는 '칼의 노래'로 알게 되어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글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힘이 너무나 좋은 작가입니다. 그는 소설 뿐 아니라 수필과 산문집도 내고 있습니다. '라면을 끓이며'의 주제는 '삶'입니다. 여러 모습의 삶들을 그렸습니다. 농촌의 삶, 어촌의..

책읽기 201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