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의 즐거운 유산 정세랑의 소설의 특징은 ‘괴상하다’는 것이다. 그녀의 글은 진지한 분위기로 나가다가도 이상한 전개를 보여준다. 마치 호러나 이세계물같은 장르 문학 같다. 그리고 이게 참 재미있는 부분. 정세랑 작가의 단편집 「옥상에서 만나요」 역시 정세랑 특유의 괴상한 이야기들이 독자를 즐겁게 해 주는 책이다. 별 이상한 이야기들이 난무한다. 당장 이 책의 제목이 된 단편 ‘옥상에서 만나요’는 고대의 비법을 통해 절망을 먹고 사는 남편을 소환한 여성의 이야기다. 이렇게 써 놓으면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데, 정세랑 작가는 이처럼 이상한 얘기를 정말 재미있게 잘 풀어낸다. 여성의 ‘이야기’ 그렇다고 이 책에 이상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단편들은 대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