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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 리뷰

보라돌이입니다 2016. 8. 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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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부산행을 봤습니다. 여친님이 공유의 팬이라 본 것도 있지만, 내용과 메시지 모두 강력하다는 입소문 때문에 저 역시 기대하고 있던 영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는 서울발 부산행 KTX 열차. 서로 서먹한 부녀, 동갑내기 부부, 고교 야구부원들, 기업의 임원, 그리고 승무원과 기장까지. 이 열차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타고 있습니다. 그런 이 열차에, 감염된 소녀가 뛰어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프리퀄인 '서울역'이 있습니다. '서울역'은, 왜 이 소녀가 감염되었는지, 이 감염된 소녀는 어떻게 서울역에 있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프리퀄 이야기를 뒤로 하고 영화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할 때부터, '왜 좀비물인가'에 대한 평론가들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주로 좀비물은 좀비 그 자체보다는, 좀비에 숨은 어떤 메시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연상호 감독은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했을까요?


저는 이 좀비 영화를 '전쟁'으로 이해했습니다. 좀비들이 서울을 시작으로 남쪽으로 진행하는 과정은 전쟁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거기에 좀비들을 대하는 정부의 처사 역시 전쟁과 유사합니다. 그렇기에 부산행 열차에 탄 이들은 피난민과 같은 입장인 것입니다. 


열차 안에 점점 퍼져가는 좀비들. 그들과 싸우며 이 열차 피난민들은 헤어지고 만나고, 싸우고 도망치고, 죽고 죽입니다. 부녀, 부부, 친구 등의 관계는 좀비에 의해 잠식되어 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관계들이 만들기도,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주인공들이 열차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갈수록, 영화는 클라이맥스로 치닫습니다. 그만큼 치열한 싸움, 치열한 삶, 치열한 죽음들이 이어집니다. 개중에는 정말 비열하고 치사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를 희생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삶을 전쟁같다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합니다. 전쟁같은 삶. 전장같은 세상. 누군가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 이 전장에서, 나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영화 '부산행'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지키고 싶던, 그들이 사랑하던 것들은 영화의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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