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책] 삶에 대한 귀엽고 깊은 생각–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보라돌이입니다 2017. 10. 2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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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그게 뭐야?



 

좆같은 보노보노라는 것이 한때 유명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대학 수업 발표 PPT에 해달 캐릭터인 보노보노를 배경으로 쓴, 너무 못 만든 발표물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이상한 인기를 끈 것입니다.

보노보노는 1986년부터 연재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인기가 있는 만화입니다. 아기 해달 보노보노는 이 만화 보노보노의 주인공이죠. 보노보노, 그리고 그 친구들인 무뚝뚝한 너구리 너부리, 분홍색 다람쥐 포로리가 숲 속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이 만화의 주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아무 내용도, 아무 자극적인 이야기도 없는 만화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지금까지도 받고 있습니다. 이 만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역시 철학적인 내용, 삶에 대한 고민, 무겁기만 한 일상의 고민들을 정직하고 편안한 이야기로 풀어 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보노보노의 생각, 보노보노에 대한 생각

 

보노보노는 늘 고민하고 생각합니다.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수많은 고민들을 합니다. 고민만 하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저런 친구들과, 아빠와, 숲 속 동물들과 놀고 이야기하고 다투고 여행하고이런 삶의 모든 부분이 보노보노에게는 모두 어떤 느낌과 깨달음을 주는 것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노보노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고민, 생각, 느낌, 깨달음이 우리의 일상에 주는 인사이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은 생각보다 고됩니다. 이 고된 일상에서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보노보노는 주고 있습니다. 자기 마음에 솔직하게 사는 방법, 친구를 진심으로 아끼는 방법,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대하는 방법 등입니다.

 

우리 삶이 보노보노같았으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작가 김신회씨가 보노보노를 보고 쓴 에세이입니다. 작가는 이런저런 일상의 모습들을 마주할 때마다 자기가 사랑하는 만화 보노보노의 한 장면을 떠올립니다. 자신과 같은 고민, 같은 마음을 가진 보노보노가 생각납니다. 그렇게 장면 장면을 자신의 생활에 대응시켜 웃음짓기도 하고, 아기 해달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어쩌면 자기 삶의 모습보다 정직하게, 풍성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음에 감탄합니다. 삶의 순간순간을 보노보노처럼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모습과 나의 삶을 가만히 비겨보면, 보노보노가 얼마나 제대로 고민하며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고민들은 아파트 평수, 자동차 배기량, 은행 잔고 같은 것들입니다. (자우림-‘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가사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보노보노의 고민은 다릅니다. 친구와 함께하는 법,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방법, 나 자신 앞에서 당당해지는 방법과 같은 것들이 보노보노의 고민거리입니다. 작가는 이런 보노보노를 사랑하고, 그처럼 살고자 합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작가는 말하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보노보노처럼 사는 것이 참 좋다고, 그러니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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