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책] ‘사람이 먼저’인 세상, 정말?-소비사회를 사는 그리스도인

보라돌이입니다 2017. 7. 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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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사람이 먼저다의 세상이 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문구였던 이 말은 이제 현실로 눈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당선과 집권으로, 많은 이들이 그 무엇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대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아직도 사람보다 물건이, 물건보다 돈이 우선인 모습입니다. 세상은 언제부터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원래 세상은 이런 곳인 걸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는, 그리고 이 질문에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 바로 존 캐버너의 소비사회를 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기독교, 정확히는 가톨릭 서적입니다. 하지만 개신교인이나 비기독인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책입니다. 더 정확히는, 세상을 보는 눈이 있다면 이해하고 또는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크게 두 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1상품 형식에서는 우리 세상의 모순과 문제점들을 상품 형식의 복음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칩니다. 이 세상은 모든 인류가 충분히 소비하고도 남을 만큼의 자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 없이 소비하고, 소비를 장려하고, 심지어는 소비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 하거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해체되어버린 공동체와 인간관계를 상처 없이하려 합니다. 사람이 소비하는 그것이 바로 그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지표가 되어 버렸습니다.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인격적 관계 대신 비인격적 물건과의 관계를 구축하며 자신을 상처로부터 보호합니다. 소비를 통해 자신을 나타내고 상처받지 않는 관계를 만드는 이것이 상품 형식의 복음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형태를 강력히 비판하며 2부를 엽니다. ‘인격 형식의 복음 2부의 제목입니다. 우리는 소비하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소비가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 , 소비를 통해 자아 실현이나 진실된 관계를 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소비의 마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진정한 나, 진정한 공동체, 진정한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가져야 합니다. 물건이나 물건을 소비하는 행위 대신, 진리를 섬겨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을 죽이는 행위(사형, 낙태, 안락사 등)역시 사람을 물건으로 보는 생각의 방식에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극렬히 반대합니다. 사람의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그 자체로 숭고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 그것을 임의로 빼앗을 수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보고,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저자는 말합니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저에게 울림을 준 것은 단순히 내용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전통 안에서 쓰여진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존 캐버너는 가톨릭(예수회) 사제로, 그는 자신의 주장과 인문주의자들의 주장의 차이를 근거에서 찾습니다. 인문주의자들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소비와 물신주의를 비판하지만, 그들과 달리 저자의 주장은 성경,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진리로 믿는 기독인이라면 이 책의 주장에 나타나 있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경에 기반해 있기 때문에, 저자의 주장은 인문주의자들의 같은 주장보다 더 많은 수의 반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많은 기독교인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기독교인이라면, 교회나 직장이나 학교나 가정에서의 관계가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이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그리고 삶 속에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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