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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흑인과 백인, 엇갈리는 시선과 무지-겟 아웃

보라돌이입니다 2017. 5. 26.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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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영화 겟 아웃을 봤습니다. 북미에서의 흥행과 호평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선전하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이라는 주제를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장르에 잘 담은 멋진 영화였습니다.

 

백인 여자친구인 로즈와 함께 그녀의 가족을 만나러 도시 외곽으로 떠난 흑인 남자 크리스. 그는 로즈의 집에서 여러 이상한 일들을 겪으며 위화감을 느낍니다. 자신을 이상한 태도로 대하는 흑인 집 관리인들, 괴상한 공격성을 보이는 로즈의 남동생, 크리스에게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백인 파티 참석자들, 로즈의 어머니가 크리스에게 건 금연 최면 등.

 

이런 일련의 모습들을 통해, 영화는 인종차별의 단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몇몇 장면을 통해, 흑인에 대한 백인의 태도와 동시에 흑인에 대한 흑인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흑인이 보는 흑인-자기 검열과 두려움

 

크리스는 흡연자이지만, 로즈 부모의 눈치를 받자 담배를 끊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로즈의 부모는 최면 치료를 통해 금연해보기를 권하지만 크리스는 거절하죠. 하지만 밤잠을 이루지 못한 크리스가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가는 것을 로즈의 어머니에게 보이게 되고, 그는 얼떨결에 최면 치료를 받게 됩니다.

 

크리스는 금단 증상이 올 만큼 금연을 합니다. 자신을 교정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런 그에게 로즈 부모의 지적은 담배를 밤에 몰래피우게 만들 만큼 영향력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이미 그는 그 스스로를 검열하고 있습니다. 반면 크리스의 친구인 로드는 전화를 통해 그들이 너의 머리 속을 휘젓지 못하게 하라고 합니다. 자기 검열과 교정을 요하는 존재. 담배 한 개비에도 조심스러워지고, 백인의 치료가 꺼려지는 존재. 그것이 흑인들이 보는 흑인 스스로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인이 보는 흑인-흑인은 이점이 많다

 

아미티지 가문의 파티에는 수많은 백인들, 1명의 일본인, 그리고 전혀 흑인스럽지 않은 흑인 1명이 참여합니다. 이들 파티 참여자들은 모두 크리스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그의 운동 능력을 칭찬하기도 하고, 탄탄한 몸을 만져보기도 합니다. 그에게 흑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묻기도 합니다. 그를 처음 만난 파티장에서 말입니다. 괴상한 느낌이 든 크리스는 저 멀리 물가로 가 버립니다. 그 사이, 파티장에서는 빙고 게임을 가장한 경매가 이루어집니다. 바로 크리스를 팔기 위한 경매입니다.

 

이 파티에 모인 이들은 모두 한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이들은 크리스를 원하는, 정확히는 크리스의 몸으로 자신의 뇌를 이식하여 살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습니다. 크리스에게 보인 관심은 모두 그러한 배경에 의한 것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흑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무궁한 관심을 가집니다. 그것이 그들에게 가져다 줄 이점에 대해서도 그들은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흑인의 건장한 신체(라는 편견), 문화적으로 흑인이 가지는 위상과 위치 가 높다는 것(역시 편견)이 이들이 원하는 바입니다. 이들이 흑인으로부터 원하는 것은 오직 이익이었던 것입니다. 거꾸로, 백인들이 보기에 흑인은 이로운 점이 많으며, 이 이점들을 어쩌면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차별은 서로 모를 때 일어난다

 

이 영화의 도입부에는 한 흑인이 거리에서 납치당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흑인은 자동차가 자기 뒤에 멈추자 두려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결국 그의 두려움은 현실이 되죠.

 

하지만, 파티에서 크리스가 만난 백인들은 그런 공포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직 흑인의 이점에 대해서만 말하죠. 백인들은 흑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들이 느끼는 압박과 공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지입니다. 상대를 어떤 목적을 위한 대상으로만 보는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차별이 무지로부터 비롯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인종, 성별, 지역 등 많은 곳에서 차별이 자행되고 있는 한국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동남아 사람은 사람이 아닌 싼 노동력으로만 봅니다. 여성은 꽃이라고 하거나 남성은 힘 쓰는 존재라고 하곤 합니다. 호남 지역에 대한 비하와 차별은 호남 사람들끼리 똘똘 뭉치게 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만연한 이 무지에 의한 차별을 우리는 헤쳐가야 하겠습니다. 서로를 대상으로 보지 말고 목표로 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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