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기/일상, 생각

160714. 예비군 훈련 단상

보라돌이입니다 2016. 7. 1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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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지친 사람이 있다면 힘내라 말하지 말고 고기를 사 주고 용돈을 주라는 만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공감이 되었습니다.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 뿐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예비군 훈련을 하며, 이 만화가 생각났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하면, 뭐 예비군이 국가 안보에 대단히 중요한 존재고 어쩌고 하는 교육을 합니다. 다들 졸거나 딴짓을 하지만 동대장 아저씨는 모여 있는 이들이 듣든 말든 나와서 그런 소릴 합니다. 교육을 듣고, 산 중턱에 있는 훈련장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리다보면 동미참교육 퇴소를 합니다. 

이때, 예비군 훈련에 온 사람들에게 차비 명목으로 6천원을 줍니다. 만약 점심을 안 먹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밥값 6천원을 더 얹어 1만 2천원을 줍니다. 교육할 때는 뭐 호국의 가장 중요한 존재처럼 말하던 이들의 하루 일당은 1만 2천원입니다. 

(출처: 에펨코리아 http://www.fmkorea.com/372168490)


위의 표는 미국 예비군의 일일 급여입니다. 예비역 이병(E-1) 2년 이하 복무자의 예비군 훈련 수당은 무려 200달러가 넘습니다. 현재 환율로 23만원이 넘는 돈입니다. 병장(E-5)의 수당은 무려 400달러가 넘는군요. 약 46만원 정도입니다. 대한민국의 예비군은 하루 6천원을 받습니다. 6천 달러가 아닙니다. 


네.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부자 나라입니다. 그리고 모병제 국가입니다. 그래서 다르다구요?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남녀 모두 군대를 가는 이스라엘. (출처: 에펨코리아)

 
이스라엘의 예비군 급여는 1일 10만원 정도입니다. 남녀가 모두 군대를 가는 이스라엘이기에 예비군도 남녀 가리지 않고 갑니다. 이스라엘의 예비군 급여는 사실 보통의 아르바이트 일급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빡센 정도도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훨씬 빡세다고 합니다. 

저는 훈련 중간중간 예비군들에게 예비군 급여에 대해 의견을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최소 하루 3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의견으로 수렴되었습니다. 예비군 동미참훈련은 주로 사는 동네 근처의 훈련 교장에 가서 받게 됩니다. 근처라고는 하지만 훈련 교장이 주로 근처 산 중턱에 있기 때문에 교통편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예비군들이 택시를 타고 교장까지 이동합니다. 3만원이면, 자택과 교장 사이 하루 왕복 택시비는 되기 때문에 최소 3만원으로 의견수렴이 된 것입니다. 

훈련하는 중에는 예비군은 향토 방위의 중심이지만, 훈련이 마치고 나면 예비군은 일급 6천원 짜리들일 뿐인가요? 하루 왕복 차비도 못 받고 예비군 훈련을 받는데, 훈련에 무슨 열의가 있을까요? 예비군은 길고 긴 동대장님의 안보교육보다 하루 왕복 차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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