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기/일상, 생각

음악, 생각, 예배

보라돌이입니다 2016. 5. 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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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헬스장에서 뛰었습니다. 헬스장에는 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그곳에서 들리는 음악들의 공통점은, 꽉 차고 빠른 음악이라는 것입니다. 쿵쿵거리는 베이스, 꽉 채운 보컬, 그래도 빈 곳이 있다면 전자음악으로 또 채웁니다. 


헬스장에서, 특히 런닝머신 위에서 이런 음악은 참 좋습니다. 아무 생각도 안 하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달릴 때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별별 생각들을 하면 더 힘듭니다. 그러니 그냥 생각을 비우고, 그 빈 공간을 꽉 찬 음악으로 채워버리는 것입니다. 


역으로 말해, 꽉 채운 이런 음악들은 생각할 때는 좋지 않습니다. 생각을 할 때는, 역시 조금은 비어 있는 음악들이 좋습니다. 김광석의 기타와 하모니카, 유재하의 목소리는 우리가 많은 생각을 하도록 도와줍니다. 그 소리의 공간에 우리의 생각을, 감정을, 마음을 둘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배는 어떨까요? 요 몇 년간 기독교계에서는 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EDM으로 예배하기, 트로트로 예배하기, 힙합으로 예배하기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에 대한 평가는 많이 엇갈렸습니다. 호오가 분명한 이슈들이었습니다. 


예배는 무엇일까요? 예배란 하나님을 높여 드리는 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와 구원의 감격과 삶 속에서 보여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예배 음악은 '나의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 앞에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헬스장의 꽉 찬 음악으로 내 안의 생각과 마음을 볼 수 있을까... 오늘날의 예배 음악들, 채우고 채우고 또 채운 우리 예배 음악들이 과연 우리의 예배를 돕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예배를 오히려 감정 소비 정도로 만들어버리고 있는 것일까. EDM은? 트로트와 힙합 예배는? 


오늘 아침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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